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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과학으로 이해하는 말의 마음(feat: Andrew McLean) 본문
목차(Contents)
들어가며
"말은 우리를 기쁘게 하려고 태어난 존재일까?"
이 질문은 오랜 시간 말과 함께한 훈련자이자 저명한 과학자인 Andrew McLean 박사의 깊은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말이 그저 인간의 요구에 기꺼이 복종하는 착한 동물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훈련이 잘 안 되는 말'은 과연 나쁜 말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Equitana Australia 2011에서 발표된 McLean 박사의 강연 영상 "Biomechanics & Learning"을 바탕으로, 말의 뇌 과학, 학습 이론, 그리고 훈련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나아가 말 복지에 대한 그의 깊이 있는 시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말은 인간과 다르게 ‘생각’한다
말의 뇌는 인간처럼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보고 미래를 계획하거나 추론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특히 인간의 전두엽 기능(계획, 예측, 추론 등)이 말에게는 제한적입니다. 말은 현재의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학습한 내용을 상황(맥락)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말 훈련의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말은 특정 행동을 한 직후 3~5초 이내에 보상이나 압력의 해제를 경험해야만 그 행동을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2. 부적강화는 훈련의 ‘기본 언어’
McLean 박사는 훈련의 가장 기초적인 언어가 바로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올바른 반응을 했을 때 압력을 즉시 제거하는 것이 핵심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다리로 압력을 주고 말이 앞으로 움직이면 즉시 압력을 해제하는 방식이죠.
이러한 방식은 고삐의 역할, 다리의 신호 등 말이 인간의 신호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소통 방식입니다. 하지만 압력 해제의 타이밍이 늦거나 일관되지 않으면 말은 혼란을 느끼고, '잘못된 답'을 학습하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공포는 말 훈련의 최대 방해 요소
말은 매우 예민한 편도체(amygdala)를 가진 동물입니다. 공포 기억은 순식간에 각인되며, 한 번 생긴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훈련자가 가장 신중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공포 자극을 피하고, 신중하게 둔감화하는 것'입니다. 공포는 훈련의 효과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말에게 깊은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4. 둔감화 훈련의 6가지 방법
McLean 박사는 말에게 공포 자극을 신중하게 다루고 적응시키는 6가지 둔감화 기법(desensitization techniques)을 실전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 둔감화 기법 | 설명 |
| 일반 둔감화(General Habituation) |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점진적으로 익숙해지도록 함 |
| 반응 억제(Response Prevention) |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도피 반응을 차단하고 자극에 머무르게 함 |
|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 | 자극의 강도를 서서히, 점진적으로 높이며 공포 반응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 |
| 접근 조건화(Approach Conditioning) | 말이 무서워하는 물체를 '쫓아가며'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공포를 줄임 |
| 자극 결합(Stimulus Blending) | 익숙한 자극과 무서운 자극을 함께 제시하여 두려움을 상쇄 |
| 오버셰도잉(Overshadowing) | 압력 신호와 공포 자극을 동시에 적용하여 말의 주의를 압력 신호에 집중 유도 |
이 기술들은 경찰마, 스포츠마, 어린 말의 초기 훈련 등 모든 훈련 단계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5. 자기 운반과 명확한 신호 체계, 그리고 복지
압력이 일관되지 않게 반복되면, 말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몰라 혼란과 스트레스를 겪습니다.
이것이 지속되면 결국 말은 ‘무반응’ 상태에 빠지며, 이는 학습된 무기력감(learned helplessness)으로 이어집니다.
McLean 박사는 마장마술(Dressage)을 포함한 현대 승마 전반에서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그는 “자기 운반(self-carriage)”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훈련의 본질을 강조합니다.
✔ 자기 운반이란?
사람의 지속적인 압력 없이도, 말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복종'이 아니라, 말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태도로 변화했음을 뜻합니다. 자기 운반이 가능해질 때, 말은 더 건강하게 움직이고,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이를 위한 조건: 명확한 신호 체계
훈련자는 다음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압력을 주는 시점과 해제 시점이 명확할 것
- 신호마다 고유한 의미가 있을 것 (예: 고삐 = 감속 / 다리 = 추진)
- 여러 신호를 동시에 쓰지 말 것 (예: 고삐로 당기면서 다리로 민다 → 혼란 유발)
결국 훈련의 본질은 말이 스스로의 몸을 인식하고, 신호에 반응하는 일관된 기준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McLean 박사는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말의 복지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마치며
이 강연을 통해 ‘말을 훈련한다’는 것이 단순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생물학, 감정과 윤리가 만나는 지점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우리는 말에게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신호를 줄 책임이 있고 그들이 공포가 아닌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과학으로 말과 연결되기’를 꿈꾸신다면, 이 강연을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강연 전체 영상 보기]: Andrew McLean – Biomechanics & Learning (Equitana Austral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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