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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it)란? 마장마술 속 숨겨진 신호 본문
목차(Contents)
들어가며
마장마술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정말 우아하고 멋지다는 것입니다. 말과 기수가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정제된 움직임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하게 되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머리를 너무 잡았어, 저건 말을 잘 타는 게 아니라 말을 괴롭히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it)'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말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자세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더군요. 말의 신체적 상태나 심리적 반응을 반영하는 꽤 중요한 신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하인드 더 비트'의 진짜 의미와 그것이 말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우리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마장마술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면 좋을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1. '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it)'의 정확한 의미와 종류
마장마술을 처음 접하면 “말이 머리를 숙이는 게 왜 문제야?”라는 의문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게 단순히 머리의 위치 문제가 아니라, 말의 심리적, 생리적 상태를 드러내는 중요한 신호라는 걸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마장마술에서는 말의 머리 위치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상태로 나눕니다: 온 더 비트(On the bit), 어보브 더 비트(Above the bit), 그리고 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it).

- 온 더 비트(On the bit)는 말의 코가 지면에 수직인 위치에 있을 때를 말합니다. 이때 말은 비트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목과 등, 후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이상적인 균형 상태를 보여줘요. 귀는 앞을 향하고, 눈에는 집중력과 여유가 함께 묻어나죠.
- 어보브 더 비트(Above the bit)는 말이 고개를 위로 치켜드는 상태예요. 비트에 대한 저항이 크거나 기수의 손 사용이 거칠 때 자주 나타나며, 말의 등이 움푹 들어가고 추진력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it)는 말의 코가 수직선보다 뒤로 물러난 자세를 말하는데요, 이것은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라 말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심한 경우엔 ‘과신전(hyperflexion)’ 상태로, 말의 턱이 거의 가슴에 닿을 정도로 목이 과도하게 굽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는 겉으로는 말이 매우 "순종적"이고 "정제된"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말이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억제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2. 왜 말은 '비하인드 더 비트'를 선택할까? 원인 분석
이제 본격적으로, 왜 말이 ‘비하인드 더 비트’ 자세를 취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파헤쳐볼까요? 사실 이 문제는 단순한 훈련 미스가 아니에요. 말의 생리학, 해부학, 훈련 환경, 기수의 기술력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지는 복잡한 현상이죠.
① 생리학적 원인: 에너지 흐름의 단절
마장마술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가 전진 기세(impulsion)입니다. 이건 말의 뒷다리, 즉 후구에서 발생하는 추진력이 목과 머리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에너지 흐름을 의미해요. 이 흐름이 끊기면, 말은 비트를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고 고개를 자연스럽게 들 수 없게 됩니다.
등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거나, 복부 근육의 약화가 있을 경우, 말은 목의 하부 근육에 의존해 불균형한 자세를 취하게 되고, 결국 ‘비하인드 더 비트’로 이어질 수 있죠.
② 해부학적 특성: 말마다 다른 구조
모든 말이 동일한 신체 구조를 가진 건 아니에요. 어떤 말은 목이 길고 어깨가 경사진 구조 때문에 특정 자세에 더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하죠. 어린 말이나 근력이 덜 발달한 말들은 스스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이러한 회피 행동을 더 자주 보일 수 있습니다.
③ 기수의 기술: 손이 문제일 수도
‘비하인드 더 비트’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기수의 손 사용이에요. 특히 초보 기수들은 말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고삐를 너무 강하게 잡거나 일정한 틀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말은 고통을 느끼고 스스로 고개를 뒤로 당기며 도피하려는 반응을 보이게 되죠.
④ 기타 요인: 구강 건강과 장비 문제
말이 입 안에 상처가 있거나 치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비트를 회피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어요. 또한 안장이 맞지 않아 등의 근육에 부담을 줄 경우, 말은 통증을 피하려 목을 과도하게 숙이며 자세를 왜곡하게 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말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선택으로 ‘비하인드 더 비트’를 택하게 되는 것이죠. 결코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3. 롤쿠어(Rollkur)와 LDR, 그리고 부작용
마장마술에서 ‘비하인드 더 비트’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바로 롤쿠어(Rollkur)와 LDR(Long Deep Round)입니다. 둘 다 말의 목을 극단적으로 굽히는 훈련 방식인데요, 일부에서는 “등을 이완시키고 유연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하지만, 실제로는 말에게 심각한 생리학적, 심리학적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① 호흡기 영향
목을 지나치게 굽히면 기관(trachea)과 후두(larynx)에 압박이 가해져, 말이 숨쉬기 힘든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운동 중 산소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때 호흡이 제한되면 말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② 혈류 장애
과도한 굴곡은 경정맥과 경동맥을 누르면서 뇌로 가는 혈류를 제한할 수 있어요. 이는 말에게 어지러움, 혼란, 방향 감각 상실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신경계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③ 근골격계 손상
목의 관절들이 자연스러운 범위를 넘어 꺾이면 인대와 관절낭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특히 목인대(nuchal ligament)가 손상되면 말은 평생 정상적인 목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④ 심리적 피해
무엇보다도 문제는 말이 반복적으로 이런 훈련에 노출되면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에요. 저항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된 말은 점점 의사 표현을 포기하고, 수동적이며 무기력한 상태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말의 정신적 복지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행위입니다.
4. '롱앤로우(Long and Low) '와 LDR(Long Deep Round)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롱앤로우(Long and Low)’와 ‘LDR(Long Deep Round)’의 차이를 단순한 자세의 높낮이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생체역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육과 관절의 반응은 극과 극이죠.
진정한 ‘롱 앤 로우’는 말의 후구(hindquarters)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등과 목을 거쳐 비트까지 전달되는, 매우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상태입니다. 후구에서 발생하는 추진력이 천장관절(sacroiliac joint)을 통과해 등 전체로 이어지며, 복부 근육과 등 근육이 안정적으로 함께 작용해 말이 자신의 몸을 바르게 지탱하게 됩니다.
이때 목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뻗어 나가며, 심층 굴곡근들(deep flexor muscles)이 적절히 활성화되어 후두-환추 관절(atlanto-occipital joint)에서 미세한 굴곡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이상적인 ‘온 더 비트’ 자세로 이어지는 핵심 메커니즘이죠.
반면에 가짜 LDR (Long Deep Round)에서는 이러한 에너지 흐름이 생략되거나 왜곡됩니다. 기수가 인위적으로 목만 아래로 당겨 억지로 자세를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말의 등은 오히려 내려가고 목의 중간 경추가 꺾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말은 스스로 균형을 잡기 어렵고, 경직되고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말의 앞다리를 지탱하는 흉근과 전거근이 지나치게 긴장하게 되어 추진력이 앞까지 전달되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고, 말의 몸 전체가 고통받게 되는 것이죠.

5. 말 복지, 퍼포먼스보다 중요한 것
우리는 종종 마장마술을 “우아하고 아름다운 말의 무용”처럼 인식하지만, 이 퍼포먼스의 이면에 말의 신체적 고통이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존재한다면 그건 결코 예술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과 라이더들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말 복지(Horse Welfare)’입니다.
말 복지는 단순히 말이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아요. 훈련 중의 경험, 신체의 사용 방식, 감정 상태, 그리고 기수와의 관계 등 말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특히 마장마술처럼 높은 수준의 훈련과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종목에서는 이 개념이 더욱 중요해지죠.
‘비하인드 더 비트’나 롤쿠어와 같은 훈련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말의 신체 기능을 손상시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결과적으로는 퍼포먼스의 질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요. 더 나아가 이런 방식은 관객과 대중에게 마장마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도 하죠.
진정한 마장마술은 말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기수와 신뢰를 바탕으로 호흡을 맞추는 예술입니다. 그 중심에는 항상 ‘말의 행복’이 있어야 하며, 기수는 퍼포머가 아닌 파트너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완벽한 모양’을 만들기 위한 억지가 아니라, 말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현을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장마술의 정신이 아닐까요?
6. 비하인드 더 비트 교정 방법,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비하인드 더 비트’는 단순한 자세 교정이 아닌, 말과의 소통 방식을 재정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방지하고, 또 이미 그런 상태에 있는 말을 어떻게 교정할 수 있을까요?
① 에너지 흐름을 회복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의 전진 기세(forward impulsion)를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말의 후구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등과 목으로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하세요.
② 기수의 부조 정비
기수 스스로 자신의 손, 다리, 체중 이동 등 부조 방식이 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고삐를 당기기보다는 부드러운 손과 일관된 다리 부조를 통해 말이 혼란스럽지 않게 유도해야 해요. 특히 ‘손이 아닌 자리(좌석)로 말 타기’가 핵심입니다.
③ 장비 점검과 통증 확인
안장, 비트, 보호대 등 모든 장비가 말에게 잘 맞는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말이 고개를 뒤로 숙이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이 바로 장비로 인한 통증 회피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④ 긍정적 강화 훈련 사용
요즘에는 ‘포지티브 트레이닝(Positive Reinforcement Training)’ 기법을 도입하는 라이더들도 많습니다. 말이 자발적으로 좋은 자세와 움직임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것에 대해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말의 동기 부여를 높이며 부정적 행동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7. 기수가 꼭 알아야 할 체크리스트
기수라면 누구나 “내가 타는 말이 행복한가?”를 자문해야 합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훈련 방식과 말의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
- ✅ 고삐를 당기지 않고도 말이 비트를 받아들이는가?
- ✅ 말의 귀가 앞을 향하고 있으며 눈에 집중과 여유가 느껴지는가?
- ✅ 말의 등이 부드럽게 들려 있고, 후구가 몸 아래로 잘 들어오는가?
- ✅ 말이 훈련 후에도 활기차고 밝은 표정을 짓는가?
- ✅ 내가 의도한 부조가 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수 없다면, 훈련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8. 우리가 지켜야 할 마장마술의 본질
결국 마장마술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우아한 자세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넘어, 말과 기수가 하나가 되어 함께 춤추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믿음과 존중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외형만 번지르르한 모조품일 뿐이죠.
우리가 진짜 지켜야 할 것은 말의 목 위치나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말의 자유로운 표현력과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그 시작은 기수의 겸손한 자기 점검과 끊임없는 학습에서 비롯됩니다.
9. 생각해 봐야 할 질문
Q1. 비하인드 더 비트가 항상 나쁜 건가요?
일시적인 자세 변화는 말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훈련 방식이나 장비, 말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특히 훈련 중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기수의 손 사용이나 훈련 강도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Q2. 롤쿠어는 왜 아직도 사용되나요?
일부 기수들이 빠른 기술적 완성도를 위해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말 복지 관점에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승마연맹(FEI)을 비롯한 많은 승마 단체들이 이를 규제하고 있으며, 현대 마장마술에서는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말의 건강과 성과 모두에 해로운 방법입니다.
Q3. 올바른 '온 더 비트' 자세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말의 후구에서 시작되는 전진 에너지(임펄션)를 바탕으로, 기수가 부드럽고 일관된 손과 안정적인 좌석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말이 자연스럽게 목을 늘이고 비트에 접촉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하거나 강제로 자세를 만드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Q4. 말이 비트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비트가 말의 입에 맞지 않거나, 입 안에 상처나 염증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기수의 거친 손 사용, 과도한 압력, 일관성 없는 신호도 비트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과 문제나 목, 등 부위의 통증도 원인이 될 수 있어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Q5. 마장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말과의 진정한 소통과 파트너십입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말의 움직임과 감정 상태를 민감하게 읽고 반응하는 능력이 가장 핵심입니다. 말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마음가짐과 함께, 꾸준한 기초 훈련과 이론 학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강압이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이 진정한 마장마술의 시작점입니다.
맺음말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장마술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저 역시,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알고 나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충격 덕분에 말이라는 생명체와 조금 더 깊이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마장마술의 본질에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마장마술을 볼 때, 단순히 동작의 아름다움만 보지 않고, 말의 표정과 눈빛, 움직임의 부드러움도 함께 관찰하는 힘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여러분도 말과 하나 되어 함께 성장하는, 그런 마장마술을 실현해 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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