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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 각인 훈련(Foal Imprinting), 정말 효과적일까? 진실 아닌 진실 들여다보기 본문
목차(Contents)
들어가며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어린 망아지를 처음 만날 때의 그 설렘을 잘 아실 거예요. 우리는 모두 말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건강하게 함께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저 또한 그랬기에 1991년 로버트 밀러(Dr. Robert Miller) 박사가 제안한 '망아지 각인 훈련(Foal Imprinting)'이라는 기법이 꽤 유행했던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의 책을 통해 이 기법이 대중화되면서 '망아지가 태어나자마자 몇 시간 바짝 만져주면 나중에 순딩이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방법이 정말 효과적이고 안전할까요? 이 훈련의 실제 효과와 윤리성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논란과 '음… 과연 그럴까?' 싶은 이야기들이 제기되어 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그 '진실 아닌 진실'에 대해 살짝 엿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출처: https://besthorsepractices.com/foal-imprinting/
Foal Imprinting – Best Horse Practices
By Maddy Butcher It’s scary how bad science begets bad practice with a bit of marketing and use of the title ‘Veterinarian.’ That’s what Dr. Robert Miller has done with “Imprint Training” a technique popularized by his book (published by Wester
besthorsepractices.com
1. 문제의 시작: 로버트 밀러 박사의 '각인 훈련'이란?
밀러 박사의 방식은 망아지에게 생후 첫 며칠 동안, 특히 태어날 때, 처음 일어설 때, 처음 걸을 때 몇 시간 동안 집중적이고 친밀하게 접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의 책에는 태어날 때부터 한 시간 동안 망아지를 다루고, 망아지가 서면 '둔감화 절차'를 다시 수행하며, 몇 시간 내에 묶는 훈련을 가르치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합니다.(이 내용은 한 댓글에서 언급된 것입니다.) 나아가, 밀러 박사는 망아지의 모든 구멍을 탐색하고 어미 말을 인간 대리인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고도 언급됩니다.
밀러 박사의 각인 훈련 핵심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태어나자마자 1시간 동안 망아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 망아지가 처음 일어섰을 때 둔감화 절차 반복
- 몇 시간 내에 묶는 훈련 실시
- 망아지의 모든 구멍을 탐색하고 어미 말을 인간으로 대체
2.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각인 훈련' - '나쁜 과학이 나쁜 관행을 낳는다'
밀러 박사의 각인 훈련은 여러 면에서 "나쁜 과학이 나쁜 관행을 낳는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 과학적 근거 부족: 밀러의 '각인 연구'는 과학적 평가 척도인 증거 피라미드(Evidence Pyramid)상 가장 낮은 단계인 전문가 의견(Expert Opinion)에 불과하며, 체계적인 검토와 같은 높은 수준의 과학적 증거가 아닙니다.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의 초기 각인 연구에 기반을 두었지만, 로렌츠의 연구는 오늘날 의인화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 대학 연구 결과의 반론: 여러 대학 연구에서는 각인 훈련이 망아지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 말 행동의 기본 원칙 위배: 이 방법은 '말이 움직이게 하라' 및 '말이 말답게 행동하게 하라'는 두 가지 핵심 말 사육 원칙에 어긋납니다. 망아지를 핀으로 고정하고 여러 자극에 노출시키는 공격적인 각인 훈련 영상은 이러한 원칙 위배의 섬뜩한 예시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 맥락에서 벗어난 인용: 밀러 박사는 각인 훈련의 성공을 증명하기 위해 돈 버크(Don Burke), 켄 허스만(Kent Hersman), 그리고 특히 톰 도렌스(Tom Dorrance)를 전문가로 인용했습니다. 하지만 톰 도렌스는 오히려 망아지가 불안해하면 물러서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내 접근 방식은 그렇게 갑작스럽지 않고, 망아지가 내게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라고 말하며 밀러의 방식과는 반대되는 입장이었습니다. 밀러가 도렌스의 말을 맥락에서 벗어나 왜곡하여 인용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부정적인 결과 발생
각인 훈련은 망아지를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에 이르는 지점까지 둔감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기술을 따르려다 망아지가 트라우마를 입고 심지어 어미에게도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 사례들도 있습니다.
- 한 사례에서는 18개월 된 '각인 훈련'을 받은 망아지가 인간의 공간을 전혀 존중하지 않아 다루기 매우 위험해졌다고 합니다.
- 또 다른 사례에서는 각인 훈련으로 인해 자신의 말이 '끔찍한 문제'를 겪고 '위험한 말'이 되었다며 후회했습니다.
- 존경받는 마술가인 랜디 리먼(Randy Rieman)은 각인 훈련이 "해롭다. 나중에 고쳐야 할 문제를 만든다"고 단언했습니다.
- 와릭 쉴러(Warwick Schiller)는 과거에 각인 훈련을 지지했으나, 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통해 그 단점을 알게 되었다고 언급하며, "더 잘 알게 되면, 더 잘 행동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일부 전문가들은 강제적인 접근이 신뢰를 저해하며, 인간이 동물에게 자신을 강요하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한 전문가는 각인 훈련 영상을 보고 "옳지 않은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3. 오해를 풀다: '각인 훈련'과 '온화한 다루기'의 결정적 차이
흥미로운 점은, 일부 사육자들은 자신들이 "각인 훈련"을 시행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설명하는 방식은 밀러 박사의 방식과는 다른, 훨씬 온화하고 상식적인 형태의 망아지 다루기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방법을 '각인 훈련'이 아닌 '상식적인 다루기 및 길들이기'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온화한 다루기(Gentle Handling) 방식의 특징:
- 강요나 구속 없이 망아지를 다룹니다.
- 어미 말과 망아지가 최소 하루 정도 유대감을 형성할 시간을 준 후에 접근합니다.
- 매일 태어날 때부터 젖을 뗄 때까지 망아지를 부드럽게 다룹니다.
- 어미 말이 차분해야 하며, 어미에게 먼저 관심을 주어 망아지가 스스로 다가오게 합니다.
- 귀나 꼬리 같은 예민한 부분을 조심스럽게 만지되, 망아지가 떠나고 싶어 하면 제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루어진 망아지는 잘 사회화되고, 차분하며, 인간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반면, 밀러 박사의 "각인 훈련"은 망아지에게 자신을 강요하는 침해적인 방식으로 묘사됩니다.
4. 망아지의 행복을 위한 더 현명한 선택: '온화한 다루기'
연구 결과와 많은 경험 있는 마술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집중적이고 침해적인 망아지 다루기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이 권장됩니다.
- 어미 말과 망아지가 먼저 안정되고 유대감을 형성할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 강요나 두려움 없이 망아지가 인간에게 익숙해지도록 하고, 신뢰를 쌓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 망아지에게 움직임의 자유를 주고, 지능을 발달시키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 특히 중요한 발달 시기에 망아지들이 함께 놀 수 있는 동반자(놀이 친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사회적 경계를 배우고 인간을 장난감처럼 취급하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궁극적인 목표는 말의 복지를 존중하고, 말의 학습 과정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 기꺼이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망아지 각인 훈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이면에 숨겨진 여러 이야기들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각인 훈련'이라는 용어 자체도 조금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밀러 박사의 방식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건, 망아지의 자연스러운 성장과 발달을 존중하면서 강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신뢰를 쌓는 '온화하고 상식적인 다루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려면, 말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걸 꼭 기억해 두어야겠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귀여운 망아지 친구와 더 깊은 교감을 나누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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