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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요청하기 - Andrew McLean 박사의 과학적 접근법 본문
목차(Contents)
들어가며
오늘은 세계적인 말 행동 전문가 앤드류 맥린(Andrew McLean) 박사의 최근 웨비나(Webinar)를 통해 말 훈련의 과학적 원리와 말과의 효과적인 소통 방법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우리는 종종 말을 ‘주인에게 충직하고 순종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맥린 박사님은 이러한 막연한 믿음을 넘어, 말이 어떻게 우리의 ‘부조(Aids)’를 인지하고 학습하는지에 대한 핵심적인 원리를 제시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말이 우리를 위해 행동하는 진정한 이유를 함께 알아보고, 보다 효과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말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말 조련, 과학적 이해가 시작이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충직하고 순종하는 말'이라는 흔한 믿음이 실제로는 말의 학습 과정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점입니다. 말은 인간을 기쁘게 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특정 자극과 그 결과 사이의 연관성을 학습함으로써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충성심' 같은 인간적인 감정으로 말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말의 행동을 오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말의 학습 원리 이해하기
말이 어떻게 배우는지 이해하려면 크게 두 가지 학습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말 훈련에 사용되는 고삐, 다리, 좌석과 같은 '부조(Aids)'들을 '지시'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말에게 특정 반응을 유도하는 조작적 조건화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 두 가지 학습 방식:
- 조작적 조건화(Operant Conditioning): 말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이나 압력 제거가 뒤따르는 학습. 훈련의 핵심.
- 긍정적/부정적 강화와 처벌을 통해 말의 행동을 형성하는 방식. 예를 들어, 다리 압력을 해제했을 때 말이 앞으로 나아가면 이는 '긍정적 강화'가 되어 해당 행동을 반복하게 만듬
- 고전적 조건화(Classical Conditioning): 특정 자극(예: 음성명령, 앉은 자세)이 반복 연합을 통해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
- 특정 신호와 결과 사이에 연관성을 만드는 것. 예를 들어, "워(Whoa)"라는 소리와 멈추는 행동을 연관
- 조작적 조건화(Operant Conditioning): 말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이나 압력 제거가 뒤따르는 학습. 훈련의 핵심.
* Aid(보조 자극): 고삐, 다리, 목소리, 채찍, 박차 등 → 훈련 효과의 선명성과 일관성이 중요
이러한 원리들을 기반으로 '가기', '멈추기', '앞다리 돌리기', '뒷다리 돌리기'라는 훈련의 네 가지 기본 기둥을 제시. 각 기둥 내에서 신호를 명확히 분리하고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훈련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강조. 또한, 반복적이고 명확한 훈련이 말의 뇌에 긍정적인 습관을 각인시킨다는 점이 매우 중요함
2. 말의 감각과 행동 특성 이해하기
효과적인 조련을 위해서는 말의 감각 능력과 본능적인 행동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감각: 말은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통을 느낍니다. 또한, 뛰어난 야간 시력과 약 350도의 넓은 시야, 그리고 인간보다 넓은 청각 범위를 가지고 있어 미세한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말은 매우 정교한 감각 세계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사람의 신호를 해석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감각을 존중하고 이해할수록, 말은 더욱 편안하고 기꺼이 우리와 협력하려 할 것입니다. 감각에 대한 이해는 곧 말과의 신뢰를 쌓는 첫걸음입니다.
- 촉각: 매우 예민. Lydia Tong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유사한 감각 분포.
- 청각: 인간보다 높은 주파수 감지. 고주파 소리에 민감.
- 시각: 적록색맹에 가까움. 350도 시야.
- 후각: 훈련엔 잘 쓰이지 않지만 예민.
- 도파민과 습관 회로: 기저핵을 통한 운동 학습 메커니즘 설명. 습관화는 명확한 반복이 핵심.
- 본능과 대처 전략: 말은 선천적인 행동 양식(텔로스, Telos)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텔로스(telos)란 그리스어로 '목적' 또는 '본질적인 성향'을 뜻하며, 말은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본능과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본성은 훈련과 학습의 기초가 됩니다. 예를 들어, 말은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일어나 걷고 젖을 찾는 행동을 합니다. 이는 학습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내재된 생존 행동입니다. 이런 타고난 행동 패턴이 바로 말의 텔로스이며, 우리가 훈련을 통해 가르치는 대부분의 행동은 이 텔로스 바탕 위에 '학습'이라는 층을 쌓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은 위협이나 혼란에 직면했을 때 도피, 공격, 혹은 무감각(apathy)과 같은 다양한 대처 전략을 보입니다. 특히 무감각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말이 압박이나 고통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련사는 이러한 말의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3. 효과적인 조련을 위한 핵심 원칙과 부조 적용
-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말 조련을 위한 원칙
- 명확한 소통: 작동적 조건형성과 고전적 조건형성 원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말을 가르쳐야 합니다. 압박과 해제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원하는 반응에 대해 즉각적이고 명확한 보상(칭찬, 쓰다듬기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말의 복지: 말의 건강, 충분한 사회화, 적절한 먹이 섭취(건초 위주), 충분한 운동 등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긍정적인 정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말의 학습 능력과 전반적인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정확한 타이밍: 말에게 ‘부조’를 주는 타이밍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다리나 고삐를 사용하는 경우, 말이 해당 다리를 지면에 딛기 시작하는 시점에 신호를 주면 가장 효율적입니다.
- 자세와 균형: 말의 자세와 기수의 무게 중심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의 어깨를 조절하여 곧게 만드는 것이 전체적인 균형에 중요하며, 목을 과도하게 구부리는 ‘롤쿠어(Rollkur)’와 같은 강압적인 자세는 말의 고통과 행동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 효과적인 훈련 순서
- ① 먼저 압력을 통한 기본 반응 학습: 예시: 압력(다리, 고삐 등)을 통해 기본 반응을 익히게 함
- ② 음성 명령을 압력과 함께 제시: 말이 반응하기 직전 음성 신호를 함께 제시하여 고전적 조건화를 유도함
- ③ 압력 해제와 함께 긍정적 강화: 반응이 나오면 즉시 압력을 멈추고, 동시에 칭찬("잘했어", 목 긁어주기) 피드백 줌
- ④ 점진적으로 가벼운 신호로 발전: 말이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학습하면, 점점 더 미세하고 가벼운 부조로도 반응함
- 부조별 적용 예시
- 고삐(Reins): 말의 입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매우 민감한 신호 수단입니다. 방향 전환, 정지, 후진까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작동 방식: 비트(굴레)를 통해 압력 → 반응 → 즉시 해제, 주의: 강하거나 지속적인 압력은 입의 통증, 반응 둔화 유발)
- 다리(Legs): 말에게 “가자!”라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로 작용합니다.(작동 방식: 다리 압박 → 움직이면 즉시 압력 해제, 주의: 무반응 시 채찍과 병행 가능하되, 과한 압력은 무감각 유발)
- 기좌(Seat): 기승자의 무게 중심 변화와 자세로 전달되는 부조로, 보조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신호입니다.(작동 방식: 좌우, 앞뒤 무게 이동 또는 등과의 동조, 특징: 고전적 조건화 기반, 부드럽고 일관된 활용이 관건)
- 음성 신호(Voice): "Walk on", "Whoa" 등은 행동을 예고하는 소리 신호입니다.(작동 방식: 일관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해 예측 학습 유도, 주의: 반복해서 효과 없는 말은 무시하게 됨 → 타이밍과 일관성 필수)
- 채찍(Whip): 반응을 유도하거나 미세한 부조를 보완하는 도구입니다.(작동 방식: 리듬 있게 터치 → 반응 오면 즉시 중단, 팁: 강도보다 “끊김 없는 반복과 정확한 멈춤”이 학습 핵심)
- 박차(Spur): 세밀한 부조 전달을 위한 도구로, 숙련자용입니다.(주의: 불안정한 다리 위치는 지속적 압박으로 이어져 학습 방해, 권장: 꼭 필요한 순간에만 최소한으로 사용)
훈련의 네 가지 기둥
훈련의 네 가지 기둥은 말과의 효과적인 소통과 훈련을 위한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이 기둥들은 말의 행동을 이해하고, 우리가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합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움직임을 넘어서, 말의 학습 방식과 인지 능력을 존중하는 과학적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네 가지 기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기 (Go)
'가기'는 말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전진하는 것을 넘어, 활기차고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훈련사는 다리 압력, 음성 신호, 채찍 등 다양한 '부조'를 사용하여 말에게 '앞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신호의 명확성과 일관성입니다. 말이 신호를 인지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반복 훈련을 통해 습관화해야 합니다. 말이 앞으로 나아갔을 때 압력을 풀어주는 것(부정적 강화)은 이 행동을 강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2. 멈추기 (Stop)
'멈추기'는 말을 완전히 정지시키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멈춰 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로 고삐를 통한 압력(부정적 강화)이 사용되며, 음성 신호나 좌석의 변화도 함께 활용될 수 있습니다. 멈추는 훈련은 말의 안전과 통제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며, 말이 신호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따르도록 꾸준한 반복과 정확한 타이밍의 압력 해제가 중요합니다.
3. 앞다리 돌리기 (Turn Front)
'앞다리 돌리기'는 말의 앞다리를 중심으로 몸을 회전시키는 능력입니다. 이는 말이 자신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유연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입니다. 이 기둥은 말이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거나 특정 지점으로 정확하게 위치를 잡아야 할 때 유용합니다. 훈련사는 주로 한쪽 고삐와 반대쪽 다리의 압력을 사용하여 말의 앞부분을 움직이도록 유도합니다. 이 훈련은 말의 균형감각과 신체 인식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4. 뒷다리 돌리기 (Turn Hind)
'뒷다리 돌리기'는 말의 뒷다리를 중심으로 몸을 회전시키는 능력입니다. 앞다리 돌리기와 마찬가지로 방향 전환과 몸의 유연성을 향상시키지만, 주로 뒷다리의 움직임을 통해 말의 추진력과 균형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한쪽 다리의 압력을 사용하여 말의 뒷부분을 움직이도록 유도하며, 이는 마장마술의 피루엣(pirouette)과 같은 고급 기술의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뒷다리 돌리기 훈련은 말의 후구(뒷부분)의 활성화와 통제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 네 가지 기둥은 개별적으로 훈련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통합되어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신호 분리(Signal Separation)'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다리 압력은 항상 '가기'와 연결되어야 하며, 고삐 압력은 '멈추기'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여러 신호가 동시에 모호하게 전달되면 말은 혼란을 느끼고 학습 효율이 떨어집니다.
명확하게 분리된 신호와 일관된 적용을 통해 말은 각 신호에 대한 예측 가능한 반응을 배우게 됩니다. 이는 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궁극적으로는 훈련사와 말 사이의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기여합니다.
이 네 가지 기둥에 대한 이해는 말과의 소통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보다 윤리적이고 효과적인 훈련 방식을 적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학적 훈련의 실제 적용과 사회적 책임
말의 학습 이론과 훈련 방식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말과 함께하는 현장에서 매우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오늘날의 사회적 변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 승마과학(Equitation Science)의 목표: 승마과학의 핵심 목표는 기존의 전통적이고 직관에만 의존하던 말 훈련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을 통해 보다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모호한 용어와 추상적인 조언(예: “느낌을 타야 한다”) 대신, 객관적 원칙과 신경과학, 행동과학 기반의 지식을 제공합니다. 그 결과, 기승자와 말 모두에게 더 안전하고, 더 효과적인 훈련 환경을 제공합니다.
- 사회적 신뢰(Social License)와 동물복지: 최근 말 산업을 포함한 모든 동물 관련 산업에서는 ‘사회적 신뢰(Social License to Operate)’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사회가 해당 활동을 윤리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말도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말을 사용하는 방식이 윤리적이지 않거나, 불필요한 고통을 유발할 경우 사회의 신뢰를 잃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말과 함께하는 활동 전반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말은 자신의 입장을 직접 표현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대변자이자 보호자로서의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과학적 훈련 원칙과 윤리적 기준을 함께 갖춘 교육 방식은 단지 효과적인 훈련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말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마치며
이번 웨비나를 통해 말과의 소통이 얼마나 섬세하고 과학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말은 충성스러운 동물이고, 기꺼이 주인에게 순종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말이 어떻게 배우고 느끼는지를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조작적 조건형성(압력 해제)과 고전적 조건형성(신호 연합)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여 설명한 부분이 유익했습니다. 이를 통해 왜 어떤 부조는 강제력이 있고 어떤 것은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합해서 사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McLean 박사의 말처럼, "말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요청하는 것"이 바로 현대 승마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오늘 알게 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훈련을 통해 앞으로 말과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험들이 모여 말 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도덕적 정당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이 글이 말과 함께 지내는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1. Andrew McLean 박사 웨비나(Webinar) "Help a horse learn by asking in a way they understand"
2. HorseTribe https://www.youtube.com/@HorseTrib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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